'모략'은 '정치외교', '언변논리', '군사병법'의 세 권이지만 저는 그중 언변논리 밖에 읽지 않았습니다. 이 책이 처음 국내에 나왔던 96년 당시에는 단순히 재밌을 것 같다는 이유로 봤거든요. 그 때는 어리기도 했고요.
언변논리는 고사와 현대의 사례들을 통해 말하는 법에 대해 논하고 있는데, 이게 실로 적절한 사례들을 가지고 논하니 책에 있는 이야기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건 지금 다시 읽어도 그렇더군요. 독자가 발전이 없는 탓이겠지만 어쨌거나 그런 이유로 괜찮은 책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본문 중 '지인지자(知人智者)'편에서 '맹자'에서 발췌한 대목을 예로 드는데 이게 지금봐도 참으로 옳구나 싶은 말입니다.
말이 어느 한쪽에 치우쳐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 어떤 사상에 의해 가려져 있는 것이고, 진실을 잃은 과장으로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려 한다면 그 사람은 어떤 사상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억지 소리를 늘어놓거나 말을 이리저리 꾸미는 사람은 진리를 돌아보지 않는 자이다. 말이 왔다갔다 일정치 않으면 이미 대응이 궁색해졌다는 것이다.
억지 소리를 늘어놓거나 말을 이리저리 꾸미는 사람은 진리를 돌아보지 않는 자이다. 말이 왔다갔다 일정치 않으면 이미 대응이 궁색해졌다는 것이다.
이야, 이런 글을 수 천년 전에 쓰다니 맹자는 참 간지나는 아저씨였구나하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옆에 붙어 있는 두 쪽난 반도에서는 아직도 비일비재한 일이라 저러한 사례를 매우 쉽게 접할 수 있지요. 저도 그렇긴 합니다. 아무래도 논리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편이라서요.
그런데 정말로 아쉬운 것이 '상대를 아는 이가 지혜로운 자'라는 게 인터넷에서는 매우 어렵다는 게 문제입니다. 익명에 기대어 글을 쓴 경우 그가 어떤 이인지를 알 턱이 없죠. 실명이더라도 조용히 있다가 마구 반박해주고 싶은 글을 하나 써버리면, 그 사람에 맞는 대응을 하기는 어려운 법입니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하나의 사건이나 이슈가 너무나 빠르게 번졌다가 사그러들어서 더더욱 상대에 대해 알기가 어렵지요.
이러니, 여러모로 도움되는 글을 담고 있는 책이지만 아무래도 집필된지 꽤 된터라 온라인에서 그대로 써먹기에는 좀 어렵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사람과 대면할 때 참고하기에는 아직 유효한 책일 것입니다.

여기서 빨간색으로 된 부분 출판사가 실천했는지 무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