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기는데 메뉴얼대로 할 필요가 있나.
원래 사진 같은 것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지만 제 카메라를 가지게 된 이후로는 사진을 찍는 것이 하나의 취미와 같이 되었습니다. 여기저기 사진 동호회나 SLR클럽 같은 곳을 기웃거리며 멋진 사진에 감탄하고 카메라에 흠뻑 빠지는 그런 상태였지요.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시들해져서 이제는 필요할 때나 카메라를 꺼내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항상 가지고는 다니지만요. 그렇게 시들하게 지내다가 얼마 전에 어떤 사진 동아리의 사진 전시회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나름 작품 전시회를 할 정도면 좋은 사진이 많을 거라 생각했지만 웬 걸요. 깔끔하게 잘 나온 사진들이기는 하지만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냥 봐도 대충 셔터를 누르고는 흑백으로 걸어놓고 그럴싸한 제목이나 붙인 사진들이 즐비하더군요.
그 많은 사진 중에 단 한 장에서만 사진 너머에 어떤 의도가 있고 생각이 있는 사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외에는 명색이 전시회인데 사진 찍는 기술은 있어도 사진에 의미를 담기진 않은 거 같아 실망스러웠습니다. '이런 사진이라면 나도 많이 찍어 봤어. 흑백으로 바꾸면 다냐?'하는 생각 밖에 들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