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했던 농담

Posted at 2007/10/18 01:13// Posted in 무엇
"오른손이 바른 것이라 바른손이라하고 그 반대 의미로서의 왼손이라면, 왼손은 그른 쪽에 있지만 항상 바른 쪽으로 움직이고 바른손은 바른 쪽에 있지만 항상 그른 쪽으로 움직이니, 당연히 불편해도 바른 쪽을 향하려는 왼손이 낫지요."

몇 년 전에 왼손을 쓰면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고 했던 농담인데, 그때 질문하셨던 분은 허허 웃으시고는 다시 그런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저는 저 말을 꺼내고 바로 후회했습니다. 결국 그른 것이 아무리 노력해도 그 원천이 틀려먹었으므로 바른 것이 될 수 없고, 바른 것은 아무리 잘못되어도 원래 바르기에 얼마든지 돌아올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니까요. 어둠속에서 살아오면서 선택했던 것들과 살면서 선택해야 할 것들을 생각하니, 자꾸 이 우습지도 않은 농담이 떠오릅니다.

역시 라면에 포도주를 넣어 끓이는게 아니었는데, 아! 그나마 포도주도 거의 식초 수준으로 변한 걸 넣어서 맛이 더 끔찍했던 탓에 이렇게 세월에 흘려버렸어야 할 농담이 떠오르는가 봅니다.
2007/10/18 01:13 2007/10/18 01:13

「죽음에 관한 잡학 사전」 화장실 용 책.

Posted at 2006/12/19 15:56// Posted in 도서
「죽음에 관한 잡학 사전」 카트야 두벡 / 이군호 번역 / 을유문화사


이 책 재밌을 것 같아서 샀는데 돈 아까워요. 책이 좀 저질이라서요. 죽음에 대한 사례를 죽 늘어놓았는데 사족이 많이 붙어있어요.

유럽의 사례가 많은 거야 저자가 독일인이라 그렇다 쳐도 중세의 고문 같은 것들은 덤덤하게 써놓고 이슬람 문화권의 잔인한 형벌은 이교도 운운하는 식으로 쓰는 거나 유명한 사람이 죽었는데 마누라는 보험금 타서 잘 먹고 잘 살았다 식의 이야기를 뒤에 붙이는 것이 죽음의 사례를 정리하는 것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완전히 사전처럼 깔끔하게 사례정리만 하든지, 아니면 좀 더 세세하게 사례마다 평가를 내리든지 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 봐요.

평소에 을유문화사의 책들이 수준있는 인문학 서적들이 많아 좋게 봤었는데 많이 실망스럽더군요. 이 책의 책값-현재 정가 1만 8천원-을 생각해볼 때, 결코 구매해서 읽을만한 책은 못 된다고 봅니다. 공중화장실에 심심풀이 용으로 하나 비치하는 거면 모를까요.
2006/12/19 15:56 2006/12/19 15:56

시즈카의 머리에서 빛나는 발신기. 원래 정부 쪽 사람이니 넘어가자.

단란하게 살아가는 료와 아카네 남매에게 날아든-글자 그대로 날아들어 왔다.- 재앙. 시즈카.
남의 집 개판 만들어 놓고는 료에게 자신은 정부에서 정한 약혼자니 받아들일 것과 약혼자가 된 경위와 이를 거부할 경우의 불이익에 대해 설명하고 눌러앉는다. 언제든지 호출할 수 있는 지원병력과 각종 통신장비와 GPS, 발신기를 가지고.

불쌍한 료는 완력으로도 권력으로도 시즈카에게 이길 수 없다. 어째 군대시절 정훈과제의 한 부분이 생각난다. '우리의 주적은 간부. 절대 싸워 이길 수 없다.' (틀렸다.)

여태 5편이나 했지만 볼 때마다의 감상은 양산형 미소녀가 줄줄이 나오는 러브코메디를 위장한 대국민 세뇌교육이다. 어째서 료는 참는 것인가? 정부의 중신서기라는 게 말이 되나. 대체 무얼 기준으로 짜였는지도 모를 프로그램으로 슈퍼컴퓨터가 산출해낸 결혼상대라니. 더군다나 법적 효력까지 갖고 있으니 헌법소원이라도 내야 되지 않느냔 말이다.

결과야 좋게 끝날 게 뻔하지만 결과가 좋다고 해서 저런 인권침해가 용납된다는 사실은 심히 문제있다고 본다.


네이버 블로그에 2004/11/01 23:24에 올렸던 글.

이 만화 이거 이후로는 안 봤습니다. 그저 그런 양산형 만화를 보고 기분이 나빠진 건 이게 처음이었어요.
글을 옮기면서 보니 결말이 어찌 났을지 궁금하긴 하군요.

2006/07/17 23:11 2006/07/17 23:11